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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의 발걸음

작성자 : 박기연  |  날짜 : 05.03.26 07:49  |  조회 : 352

<P></P>작년 공기업의 자회사에서 끊임없는 구조조정의 메아리 속에서 마흔일 곱이라는 나이에 당당히 사표를 내고, 직장생활하면서 틈틈이 얻어낸 전문대졸업장과 부동산 공인중개자격증을 손에 들고 그동안 계획 되로 5~6평정도의 사무실을 확보한 중개사무실로 들어섰습니다.. 작년4월초의 하늘은 청명했고, 내마음은 저 푸른 하늘만큼이나 푸르렀고 두근거리는 가슴은 푸른 꿈에 잠잠해졌습니다. 그러나~~~ 월세30만원도 감당 못하는 현실과 퇴직때 5~6백되는 되는 자금운영으로 현실의 벽은 너무 단단하여 뚫고 가기엔 역부족 이였습니다. 드디어 가정불화와 함께 자영인의 첫출발은 사업자폐업신고로 막을 내렸고 직장 다니면서 실업자의 현실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알았던 내용들이 저에게 옮겨지고 있음을 깨달은 것은 고용안정쎈타를 방문함으로써 알았습니다. 반드시 성취하겠다는 각오로 다시 도서관 길로 발걸음이 멈춰선 것은 노동부사무실! 주머니엔 버스카드만이 있었고, 점심은 비닐에 담겨진 한줌의 생쌀과 소금, 100원짜리동전 3개가 되었을 때 노동부사무실의 발걸음은 주위의시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직장다닐때 저는 노동운동하는것조차도 반대하는입장이였고, 실업자 급여수당이나 정부로부터 어떤 혜택에 의지하는 것도 떳떳한 일이 아니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고용안정쎈타에들어서면서 나의 생각은 무너졌습니다. 실업급여수당문의를 한 것도 용기를 내었던 건데 문의의 답변이 더 힘들게 했습니다. 자진 퇴직을 했으므로 실업급여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해가 안됐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자진 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따라준 당사자는 대상이 안되다니... 할말이 많지만 여기서 .... 구직신청만 해놓고 발걸음을 행인들 속에 감추었습니다. 한마디로 정부구호에 비해서 실직자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현실입니다.(혹시라도 제가 잘못알고 있었다면 시정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br /> 아침일찍 산 속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산 아래를 보면서 마흔 일곱이라는 발자취를 생각해보니 눈물만 얼굴을 따라 흐르고 있을 뿐 이였습니다. <br /> 초등학교졸업으로 공장생활을 하면서 중학교, 고등학교과정을 검정고시로 극복할 때마다 세상은 마냥 푸르러 보였고, 우체국, 서울시기능직등 공무원 시험을 거쳐 얻은 직장생활은 자신을 더욱 희망의 길로 몰았고 , 드디어 마흔이 넘어 전문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고 자격증을 손에 쥘 때는 세상은 마냥 희망의 꽃이었습니다. <br /> 그러나 지금 심정은 이 세상에 한 마리의 물고기가 물 없는 대지에서 벌떡 벌떡 뛰다가 그렇게 그렇게 한세상을 가는 심정입니다. 고3의아들앞에서, 중3의 딸 앞에서 여윈 아내의 몸부림! 여기에 얼마전 부터 알게된 카지노출입으로 생긴 신용카드 빚만이 내앞에 남아 있습니다. 정부에서 허가낸 카지노! 할말이 많지만 전 생략하겠습니다. (딱 한말씀만드리겠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거기서 용돈벌어쓸 생각 절대하지마십시요. 무조건출일하지마십시요.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br /> 궁색하다보니 세상에 나와있는 생각들은 제가슴을 휘젓고 다닙니다. 제가 처음 카지노출입하게된 것은 우연히 알게된 주위사람을 통해 세상걱정덜어볼까해서 출입했는데 결국은 원금회수를 위한 몸부림 속에 갈수록 수렁에 빠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여, 카지노 출입하는 어느 손님 중으로부터 스스로 카지노 출입제한신청을 하면 출입이 힘들다는 말과, 이곳은 절대 +게임은 없으며, 원금회수는 생각지도 말라는 것과 지금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말씀을 듣고 스스로 출입제한신청을 하고 2백정도의 카드 빚만 남겨두고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차장밖엔 눈이 매섭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 <br /> 집에 도착하여 인터넷 등을 통해 생활터전을 찾지만 마흔일 곱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달력은 봄을 향해 바삐 움직이는 것 같은데, 오늘따라 날씨는 왜 그리 추운 지요. <br /> 실업자의 발걸음은 겨울이 끝나지 않았는지 걸음 걸음마다 꽁꽁얼어붙은 겨울바닥에 붙어있는 것처럼 무겁고 달력의 봄만이 오나 봅니다. <br /> <br /> 그러나 풀향기 그윽한 계절은 겨울을 보낸 발걸음을 그냥 보내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br /> 다시 또 풀향기 그윽한 계절에 푸른 희망의 꽃을 봉실 봉실 피울 쉰살의 발걸음이 이곳에 멈춰 좋은님들에게 그윽한 풀향기에 봉실봉실 피어나는 신바람나는 발자취를 남기리라는 기약을 하며 하늘을 향해 두손을 모읍니다. <br /> <br /> *제가 이글을 올린 것은 다시는 저와 같은 발걸음으로 세월을 허비하지 않고 항상 좋은 사람들과, 좋은환경에 발걸음을 함께 하시어 좋은나날들을 성취해나가시길 바라는 맘으로 부끄럽지만 이렇게 사연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br /> <br /> 좋은나날들 되십시요. <br /> <br /> ks3ok@naver.net <br /> <br /> 중랑구 중화동 박기연 드림

국비닷컴 05.03.27 23:02  삭제 암호 입력   기연님..안녕하세요. 기연님의 글을 읽고 시로써 답변을 대신합니다.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 중에서- 산을 오를 때면 매력적인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됩니다. 힘겹게 올라간 그만큼의 거리를 신선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편하게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 더운 여름날 산행 중 깨닫게 된 너무도 평범한 이 사실이 내게 더없는 기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들의 삶과도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힘겹고 고생스럽게 높은 산을 올라가면 그 거리만큼 경치를 즐기며 보다 편안하게 내려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조금 올라가다 힘겹다고 포기하면 그 좋은 경치들을 볼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 사람의 삶과 꼭 닮았다는.... 지금 그대가 힘겹게 올라가고 있는 삶의 가파른 오르막길은 언젠가 반듯이 힘겨움만큼의 편안함을 선물한다는, 삶이라는 산행의 진리를 기억한다면 그대에게 닥친 시련과 힘겨움들도 그리 절망만은 아니겠지요? 다시 한번 내일을 위해 힘내시기 바랍니다. 국비닷컴 올림 Name : Passwo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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